챠우, Chaw

신정원 감독

엄태웅, 장항선, 정유미, 윤제문, 박혁권
김기천, 이상희, 고서희, 박혜진, 허연화, 정윤민, 문승빈, 문종훈, 하유이, 하성광, 박창익


아놔, 이런 영화를 '그렇게' 마케팅을 해버려서....
물론 '괴수' 어드벤쳐..가 맞다.
식인 멧돼지 추격전..도 맞다.
하지만 그냥 그런 영화는 아니었는데.



이것 봐- 이것 보라구.
이 장면이 어떻게 그냥 그런 어드벤쳐물, 익사이팅한 식인 멧돼지 추격전에 불과할 수 있냐구.

순경은 엉덩이를 까고 고통스러워 하고
형사는 순경의 다리를 잡고
포수1(선배임)은 순경을 거꾸로 타고서 엉덩이를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고
포수2(외국물 먹음)은 신경도 안쓰고 음료를 마시고
대학원생은 여자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쳐다본다.

아놔, 권력에 반하는 이 탁월한 미쟝센이란.




시골 마을 사람들 위로, 파출소장과 이장, 그 위에 딱 한 명의 사업가가 군림할 수 있는 그런 조그만 동네에
말도 안되게 식인 멧돼지가 출몰한다.
결국 이 식인 멧돼지는 현대 문명의 이기라고 하던데,
이 마을도 그즈음 우연찮게 딱 한 명의 그 사업가가 도시 사람들을 타켓으로 주말 농장 등으로 돈을 좀 벌어보겠다고 하지.
(그냥 조용히 욕심없이 살라는 식인 멧돼지의 적절한 타이밍의 응징이라는 걸까)
그런데 식인 멧돼지가 출몰했으니 돈벌이 구상에 여념없던 권력층은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백 포수까지 불러들이며 어드벤처의 파이를 늘려간다.
잡았다고 생각했으나 끝이 아니고 큰 공포라기보담은
인간의 치졸함과 솔직함, 영악함과 끈질김 등을 한껏 보여준다.



어쩔 수 없다, 모성애를 이용해야 해라는 판에 박힌 논리로 멧돼지를 유인하려는데,
결국 이렇게 또 삽질을 하는 거다.
'삽질의 미학'.


역시 또 이렇게 공포스러워야 제맛이지, 그런데 왜 나는 폭소가 터지는 걸까?


도대체 무엇 하던 아저씨일까?
필모그래피를 살펴 본다..
흥행도 없고 대작도 없지만 꾸준하다.
한 걸음, 한 걸음.
이제서야 당신은 저를 얻으셨군요.


결국 잡긴 잡는다.
(혹시 스포일러라며 비난하진 않겠지, 왜 이래, 아마츄어같이-)
그렇지만 크게 변한 건 없다.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후는,
살아감, 生을 밀도있게 느끼고 난 '후'일테다.





나름 중앙수사본사에서 내려온 신형사(박혁권)은 아마도 셜록 홈즈에 무척이나 감정 이입한 듯,
항상 썬글라스를 끼고 트렌치코트를 나부끼며 종종 걸음을 옮겨 주신다.
그리고 식탐이 은근하게 있다.


번화한 도시에서 밤의 문화(라고 일컫는 고얀 음주) 단속을 주업무로 해내가는 김순경(엄태웅)은 어처구니없게, 이 시골에 전근, 그의 치매걸린 어머니와 만삭인 부인과 함께.
어쨌든 이 마을을 구하고 한국을 구하고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거창한 포부 따위는 어쩐지 모르겠지만,
승진해야 한다..빌어먹을 이라는 마인드와 조금의 어벙함으로 열심히 멧돼지를 잡아보겠다고...(정말이지 삽질 수준으로)



백만배 포수님(윤제문)은
겉보기처럼 독특하지만 아주 엉망진창인 캐릭터이다.
아주 순진하고 조금 멍청하고.
저렇게 거친 사람들이 소심하고 귀가 얇고..



천일만(장항선)은 이 추격전에서 가장 큰 당위성을 띈 인물.
토끼같은 손녀를 제물로 바쳤으니.


변수련(정유미)은 생태연구원이라는데,
교수들 뒤 닦는 건 이제 그만 하고 본인도 대단한 연구 혹은 발견을 하겠다고,
장가도 못간 선배와 야산에 노숙하며 기거하다 옳거니, 살인멧돼지라는 fact가 걸려들었으니.
무조건 떼써주신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러브 라인도...(후아..)


이 훈훈한 분위기.
역시 영화는 공동체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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