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정진국 작.

자기 집 텃밭에 붙은 창고는 항상 책이 가득 넘치는 진짜 도서관이라며 놀러오라고 했다.

빈센트는 엄청난 독서광이었다. 쥘 미슐레, 에르네스트 르낭의 '예수의 일생'을 읽었다. 또 영어책으로 찰스 디킨스, 롱펠로, 조지 엘리엇도 탐독했다. 자기 입으로도 "너무 닥치는 대로 읽었으니 이제 좀 체계적으로 읽어야 할 텐데..."라고 했다.

이리저리 얽힌 골목마다 책을 들여놓지 않은 곳이 없다. 그 곁에는 영락없이 또 자전거가 쓰러져 있다. 골목길 나무 상자에 담아놓은 책은 동전을 집어놓고 가져가면 된다. 가장 원시적이고 매력적인 자판기였다. 마을에는 영어 책방, 독일어 책방, 고전어 책방도 따로 있다. 음악책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 악보를 뒤적이다보면 17세기 홀란드 화가들이 즐겨 그리던 그림이 눈앞을 아른거린다.

가게를 나서자 우 량의 열차가 지나가고 건널목이 열리면서 소 떼가 느릿느릿 몰려들며 콧방귀를 뀌어댄다. 바로 그 앞의 작은 간이역은 완전히 서점으로 면모를 일신했다. 동네 사람들은 소 떼와 이따금 지나가는 열차 승객에게 구경거리가 되면서 접이식 의자에 앉아 해바라기하며 책을 읽을 것이다. 판잣집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마을이 어디인지 알 수는 없어도 땅바닥에 나뒹구는 사과를 집어 허벅지에 쓱쓱 문지른 다음 한 입 베어먹는 즐거움은 수십 년도 더 된 기억 아니던가?

제법 그럴싸한 책을 진열장에 내세운 '더 북 숍'앞에서 입맛을 다시며 어정대고 있자니 점심을 차려준 식당 아주머니가 지나가다가 한마디 던졌다. 그런데 그 말이 참 걸작이었다. "아니, 여기서 돈 다 쓰고 갈 참이구려!"



+ 제법 꼬장꼬장한 국어 선생님같은 작가가 아닐까 싶다. 부담스러운 과장은 없지만 단어 선택 하나 하나 적절하다. 잘은 모르지만 문장력이 참으로 좋은 듯 하다. 정말이지 책을 사랑하다 보면 글에 연정을 품게 되는 것일까.

+ 좋아하는 것만 하고 어떻게 살아..라고 하지만, 좋아하는 것만 하기에도 삶은 짧지 않을까?

단순한 기쁨

피에르 신부 작.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신자세요, 교회에 다니십니까? 우파세요, 좌파세요? 투쟁가이십니까, 협력자이십니까?"라고 묻지 않는다. 그런 질문은 절대로 하는 법이 없다. 처음 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저 이렇게 물을 뿐이다. "배고프세요? 졸리십니까? 샤워를 하시겠습니까?.삶에 대해 몽상하지 말자. 삶을 만들어가자. 공허한 말에 만족하지 말고 사... » 내용보기

하찮음에 관하여

함정임 작.살면서 사치라고 느끼며 고마워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햇빛과 음악, 그리고 식물들과의 교감이 그것들이다.나는 단 한 사람도 아는 이 없는 콘서트홀의 휘황한 샹들리에 아래 서걱이는 군중 속을 분주히 오간다. 누군가 등 뒤에서 나를 불러줄 것만 같고, 아니면 연주회 직전 만남을 위해 조용히 일으키는 소란과 곧 개최될 연주에 대한 기대로 들뜬... » 내용보기

Thanks for everything.

I don't know when is over but I want to be here, now.I will come back here for you who you are and I can meet you and you can know myself more if you don't want, whatever.However I leave Korea,... » 내용보기

What a beautiful airport!

That's why I 'was' here :) » 내용보기